2025년 상반기 한국 경제는 다양한 거시 지표를 통해 회복세와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계 경제의 둔화, 미국 기준금리의 고점 유지, 중국 소비 부진 등의 외부 요인이 지속된 가운데, 국내 경제는 수출 회복과 소비 반등, 고용 안정이라는 긍정적 흐름도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본 글에서는 2025년 상반기의 국내총생산(GDP), 기업실적, 고용시장 상황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전반적 흐름을 분석합니다.
GDP 흐름: 회복세는 있으나 제한적
2025년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성장을 기록하며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는 2024년 하반기의 1.4% 성장에 비해 개선된 수치지만, 과거 평균(3%대 중반)에 비하면 여전히 제한적인 회복입니다. 성장의 주요 동력은 수출과 정부 지출이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업황의 회복이 경제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습니다. 메모리 가격 반등과 AI 서버 수요 증가로 인해 ICT 중심의 수출 실적이 증가했으며, 자동차·조선 등 주요 제조업 분야도 전반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하여 내수 회복세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 기조는 기업과 가계 모두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으며, 고금리 피로 누적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점진적으로 둔화되면서 실질구매력이 일부 회복된 것도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기업실적: 업종별 명암 뚜렷
2025년 상반기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실적은 업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 수출 주도 업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되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을 견인했습니다.
반면 유통, 건설, 내수서비스 업종은 여전히 부진했습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 속에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었고, 자영업 및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소비재 중심의 중소형 기업들은 매출 역성장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ESG 경영, AI 도입 등 신성장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이러한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를 동시에 늘리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실적 개선 여부는 업종뿐 아니라 기술 투자와 비용 효율성 확보 여부에 따라 갈리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고용시장: 양적 안정, 질적 불균형
고용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지만, 업종별·연령대별 질적 불균형이 계속되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4월 기준 고용률은 62.1%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청년층(15~29세) 고용률도 소폭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서비스업과 중소기업 중심으로 고용의 질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단기 일자리와 시간제 근무 비중이 증가하면서 '양은 늘었지만 질은 떨어지는' 고용구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비정규직 비중은 전체 고용의 36%를 넘어섰습니다.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고용 회복이 뚜렷했으며, 반도체·AI·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청년 고용 기회는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전통 제조업과 유통, 교육 서비스 등은 구조조정 및 인력 감축이 병행되며 고용시장의 이중구조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청년층 지원 예산 확대 및 디지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고용시장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산업구조 변화 없이는 개선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2025년 상반기 한국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와 고용 안정이라는 긍정적 신호와 함께, 내수 부진과 고용의 질적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특히 GDP 성장률은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민간 소비와 투자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 모두 정확한 데이터 기반 분석을 바탕으로 유연한 대응이 요구됩니다. 하반기에는 내수 진작 및 구조 개혁을 통한 경제 활력 제고가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