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한일경제인회의는 양국 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 깊은 자리였다. 이 회의에서는 한국과 일본 경제계 인사들이 모여 지속 가능한 협력 방안과 동반 성장을 위한 논의를 펼쳤다. 특히 양국의 지역 기반 기업들 간의 연계를 통해 보다 넓은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였다. 이번 회의는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경제적 안정과 교류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전략이 공유된 중요한 계기였다.
지속협력 위한 새로운 틀
한일 경제인회의는 정례적인 소통의 장이자 경제협력을 구체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이번 제57회 회의는 60년이라는 오랜 외교 관계의 성숙도를 반영하듯, 단순한 친선 차원을 넘어 실질적이고 구조적인 협력 논의로 이어졌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본 측 참석자들에게 “양국 경제가 서로의 공급망 일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협력 구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단순한 수출입을 넘어 산업 간 협업, 기술 공유, 인력 교류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최근 글로벌 경제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의 도전을 받고 있는 만큼, 양국 간 신뢰 기반의 경제 네트워크는 더욱 중요해졌다. 한일 양국이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얽힐수록 외부 요인에 대한 내성이 강해지고, 지역 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으로 한일경제인회의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양국 기업의 실질적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도록, 각국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다.
지역경제 안정의 핵심 축
이번 회의에서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지역경제와 연계된 경제협력 모델’이었다. 수도권 중심의 대기업 위주 경제협력에서 벗어나 지방의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술특화 기업들까지 포괄하는 포용적 경제 네트워크 구축이 강조되었다. 일본의 지방정부 및 기업 대표단은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상공회의소와의 협약 체결을 통해 실질적인 파트너십을 확장했다. 지방 경제는 국가 전체 경제 체계의 뿌리를 이루는 기반이다. 이들이 국제적 파트너십을 확보함으로써 얻는 성장 기회는 국가 단위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특히 제조업이나 관광, 식품산업 등에서의 상호 교류는 고용 창출과 지역 브랜드 제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점에서 한일 경제협력은 더 이상 중앙 정부 중심의 외교적 프레임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단위의 경제 행위자들이 주도하는 양방향 협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지역 기반의 경제 연결이 확대된다면, 자연스럽게 정치·외교적 갈등을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동반성장 위한 기업 환경 조성
한일 양국 기업의 동반 성장은 단순히 수익 창출을 넘어서 양국 사회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기업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측 대표도 “정부는 민간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히며, 양국 모두 법률·세제·노동시장 구조 등에 대한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기업 간 협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문화적 이해도 매우 중요하다. 서로의 비즈니스 문화와 관행을 존중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한 교육과 교류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 간 협력의 경우, 정보 접근성 부족이나 언어 장벽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위한 지원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향후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스타트업 교류센터나 정보 플랫폼 등을 설립한다면, 기업 간 동반 성장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진정한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국제 경제 파트너십의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57회 한일경제인회의는 과거와 현재, 중앙과 지역,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통합적 경제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양국이 지속 가능한 경제 네트워크를 통해 동반성장이라는 공동 목표를 실현해나가길 기대한다. 앞으로도 정례적 교류와 실질적 정책 연계를 통해 더 강력한 한일 파트너십이 자리매김하길 바란다.